어린왕자

2004/04/17 23:22 | Posted by 비회원
※ 몇일전 "어린왕자"를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아주~~ 아주~~ 오랜만에.. 예전에 읽었을 때 "어린왕자"는 단순히 동화였습니다. 아름다운.. 해피앤딩이 아닐 뿐 읽기 쉽고 가벼운 동화였습니다. 그런데, 몇일전 읽은 "어린왕자"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기분탓이었을까요? 너무나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생각나는대로 수첩에 적어두었습니다. 오늘은 그 생각의 조각조각을 메모해 둔걸 보면서 글을 써보려 합니다. 원래 쓰려했는 "알바 특집"은 일단 뒤로한채로...

※ "나는 내 목소리를 모른다."  처음 적어둔 말입니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진짜 목소리를 모릅니다. 그래서 녹음을 해둔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서 어색함을 느끼곤 하지요. 어린왕자의 내용중에 아무생각도 없이 자신이 왜 그일을 하는지도 모른채 자신의 일은 중요한 일이라며 매달려 있는 사람이 나옵니다. 지금의 나도 내 자신이 왜 그일을 하는지도 모른채 결국은 아무것도 아닌일에 매달려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흔히 중요하다고 말하는 돈, 명예... 등등의 것에 매달려 정말 소중한 것은 놓치고 있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말이죠. 잠깐 어린시절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어린시절 많은 어른들이 물어봅니다. "너의 꿈은 뭐니?" 그러면 으레 이런 대답을 하곤 했지요. "과학자요" 혹은 "대통령이요" ... ...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정말 과학자나 대통령이 되고 싶진 않았습니다. 어른들의 시선에 맞추어서 강제로 대답했을 뿐이었죠. 실제로 당시의 나는 커서 무엇이 되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은 아예 없었습니다. 어쩌면 그때의 진정 원했던 꿈을 잊어버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 나의 꿈은 "컴퓨터와 관련된 그 무엇.."입니다. 확실히 정해지진 않았지만, 어른의 시선속으로 다듬어지고 깎이고 현실에 맞추어진 꿈입니다. 진정한 나 자신의 목소리가 "컴퓨터와 관련된 그 무엇.."은 아닐것입니다. 다만 아직도 나는 내 목소리를 모르고 있기 때문에 내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무언가를 컴퓨터를 통해 발견하길 바랄 뿐입니다.

※ 마음? 어린왕자를 읽으면서 떠오른 말들을 정리하던 중에 툭 튀어나와버린 마음.. 이라는 단어.. 마음.. 마음이 뭘까요? 역시 아무 생각이 안나네요..^^ 다시 어린시절을 되돌아 보면 마음으로 많은걸 했던것 같습니다. 마음으로 사탕하나를 건네준다거나, 마음으로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세워준다거나.. 그런데 지금은 많은것들이 머리로 넘어가 버렸네요. 혹시 사탕하나를 주더라도 머리를 수십번 굴린후에 내어놓는 나를 발견하곤 합니다. 그런 모습의 나를 보면서 가끔은 어린아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순수함 때문일까요? 때묻지 않은...

※ 친구.. 참으로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짧게든 길게든.. 그속에서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수 있는 친구가 몇이나 될까요?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다는 건 어쩌면 가장큰 행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같은 날은 유난히 그런 친구가 그립네요. 어쩌면 진짜 내 목소리는 친구를 찾고 있는지도... ....

※ 생각.. 생각에 관한 메모중에 다음과 같은 "시" 비슷한 걸 적어 두었군요.. 이때 내가 왜 이걸 적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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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생각이 스친다.
그리고 한순간 멈춘다.
그게 내 생각이다.

이미 스쳐간 수많은 생각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머리속이 뒤엉켜감에 따라
머리속이 무거워짐에 따라
수많은 생각이 스쳐 갔음을 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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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니까 참 유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생각을 한다는것 마음껏 생각을 할수 있다는것도 참으로 행복한일입니다. 이 메모를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면서, 참으로 행복했으니까요.. 그리고 그 생각을 다른사람과 나눌수 있다는건 더욱더 큰 행복일 겁니다. 그런데 아직 나는 내 진짜 생각을.. 마음을.. 누군가와 나눠 본적이 없는것 같습니다. 문득 든 생각이지만, 이 책을 읽고 많은 생각을 했지만 남과 그러한 생각을 나누진 않아온것 같습니다. 이제는 어쩌면 "형식적"이라고 말할수 있을정도 판에박힌 말에 머리를 스쳐 습관적으로 나오는 말을 뱉어낼 뿐이었습니다. 책한권을 읽고 자신의 마음으로 얘기할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것,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던 소박한 꿈일지도 모르는 그 일을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또하나의 목소리를 발견합니다.

※ 뜬금없이 어느 시인의 말을 적어두었습니다. 스쳐가는 수많은 생각중에 하나가 머물렀었나 봅니다. 티비에서 본 어느 시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손금을 보면서 재물선, 애정선, 생명선 처럼 각각에만 신경을 쓴다고 손바닥을 펼쳐보면 '시'라고 쓰여진 글씨(각각의 손금을 멀리서 보면 시 라는 글씨처럼 보입니다. 내 손금도 그렇게 보이네요..^^)를 발견하지 못한다고.." 이 시인의 말처럼 나는 오랜시간동안 틀에 갇혀 있었나 봅니다. 세상이 만들어 놓은 틀속에 나를 맞추어 갔나 봅니다. 세상이 나무만 보라고 하면 어김없이 나무만 보았고, 숲만 바라보라고 하면 어김없이 숲만 바라보았습니다. 이제는 남과 다른 시선을 갖고 싶습니다.

※ 외계인.. 가끔 나는 외계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워낙 수많은 생각에 뒤엉켜 버리는 일이 종종 있었기 때문에 이런 생각도 하곤 했습니다. 자신이 외계인 이라면.. ?  오디션이라는 만화속에 자신을 외계인이라고 믿는 천재가 등장하지요.. 어쩌면 지구라는 별속에 들어오지 못하는 외계인들이 더 많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구인 흉내만 내고 있을뿐이지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 자신이 외계인 이라는 사실조차 잊어 버리고 말것입니다. 내가 과거에 어린아이였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듯이... ...

※ 마무리로 윗글들과는 동떨어진 몇마디 메모를 덧붙입니다. 수많은 메모를 엮어서 위에 글들을 적고나니, 어디다 끼워 맞춰 넣을때가 없네요.. 내가 좋아하는 작가중에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프랑스의 작가가 있습니다. 그 작가의 신선한 생각이 그리고 독특한 글의 전개 방식(각각의 이야기를 엮어가다가 결국의 하나의 이야기로 합쳐지는)이 마음에 들어서 이기도 하지만, 참으로 이성적인 글이다라고 느끼게 하는 약간의 딱딱함과 냉정함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몇일전 다시 읽어 본 "어린왕자"는 외계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의 엉뚱함과 참으로 감성적인 글이다라고 느끼게 하는 따뜻함과 포근함이 마음에 듭니다. 이제 보니 두명다 프랑스 작가군요.. ^^
그리고 이런 얘기 와는 별도로 생각이 들어서 적어둡니다만, 혹시 영어공부를 하고 싶다면 흔히 잘 알고 있는 내용의 영어판 책을 사보는것이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갑자기 영어판 "어린왕자"가 보고싶군요.. 프랑스어는 아예 모르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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